💌 ‘재단에서 대학으로’
고용이 줄고 청년 취업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가창업시대’를 강조하고, 정부가 ‘지역성장펀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등 혁신적인 창업가를 발굴·지원하려는 분위기입니다. 창업은 새로운 경제성장 모델이 될 수 있을까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이번 달 13일에 발표한 ‘2024년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창업 중 재창업 비중이 커졌습니다. ‘최초창업’은 60.7%로 전년(75.6%) 대비 감소한 반면, ‘두 번째 창업’은 38.8%로 전년(19.6%)보다 크게 늘었죠. 창업과 관련한 다른 통계를 찾아봤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발표하는 ‘기업생멸행정통계’를 보면, 창업 1년 후 생존율은 약 62%, 3년 후는 약 41%, 5년 후는 약 30~33%에 그칩니다. 두 통계 모두 창업자들이 빠르게 생겨났다 사라지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며 창업생태계 자체를 바꾸려는 흐름이 있습니다. 이번 스피커스는 변화하는 창업 환경에서 자생력을 키우고자 부지런히 움직이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한 명의 뛰어난 창업가보다 창업가를 키우는 생태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함께 따라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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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마포구 디캠프(D-camp)에서 국제세미나 ‘재단에서 대학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지역으로 이어진 미국형 창업생태계 진화 모델’이 열렸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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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디캠프에서 ‘재단에서 대학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지역으로 이어진 미국형 창업생태계 진화 모델‘을 주제로 국제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메릴랜드주 솔즈베리대 사례를 중심으로 해외 창업생태계를 살펴보고 한국 창업 환경의 성과와 한계, 개선 방향까지 다루는 자리였습니다.
행사를 공동주최한 성공회대 이상윤 교수는 “창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달라졌으며 지속가능한 창업생태계를 위해 대학·지역·금융 등이 연결된 관계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참석자들도 정부 주도의 지원으로는 창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어렵다는데 공감하며, 생태계 차원의 접근을 논의했습니다. 수도권과 일부 대학에 집중된 지원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과 연결해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습니다.
스피커스는 발제자들이 어떤 관점으로 한국 창업 환경을 분석했는지, 왜 지역 기반의 창업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는지 자세히 풀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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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는 딥테크 중심으로 스타트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기술 투자와 인재 양성 등 장기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픽사베이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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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는 기조발제에서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창업공간 조성, 창업가 멘토링 등 광범위한 정부 지원 정책이 스타트업의 양적 성장에 기여했지만, 생태계의 자생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활발하게 운영되지만 서로 단절된 채 각자 자본 유치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 지원은 초기 단계에 집중되고 성장 단계에서는 줄어드는데, 많은 스타트업이 그 이후에도 정부 지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임 대표는 창업 환경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딥테크 중심으로 재편되는만큼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기술에 투자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상임이사가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이어주는 역할로 대학에 주목한 것은 그런 점에서 자연스럽습니다. 그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학생들의 창업 기회는 여전히 부족하며, 그마저도 수도권과 일부 대학에 집중되어 접근성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상윤 교수는 여기에 “불확실성을 피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창업 도전을 가로막고, 사회적 자본이 부족한 지역 대학일수록 그 한계가 더 두드러진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의 구조가 오히려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 대학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상임이사는 “지역혁신센터나 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연계해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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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젠슨 솔즈베리대 기업가정신센터 디렉터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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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중요성은 미국의 실리콘밸리 사례를 통해 한 번 더 강조되었습니다. 기조발제에 나선 강광욱 솔즈베리대 교수는 스코틀랜드, 포틀랜드 등 많은 지역에서 ‘실리콘밸리’를 창업생태계 모델로 차용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창업생태계의 핵심인 ‘관계망’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강 교수는 예시로 버클리대학과 스탠포드대학을 비교했습니다. 버클리대학은 규모가 크고 딥테크 분야 학과의 경쟁률도 높았지만, 실리콘밸리와 같은 지역 클러스터를 조성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스탠포드대학은 재정 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지역과 협력하는 전략을 택했고, 이것이 창업생태계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규모가 큰 대학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솔즈베리대학은 2021년 기업가정신센터를 설립한 후 지역의 필요를 사업화로 연결하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현재는 5~7개 센터가 설립되었고 바이오기술 중심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가정신센터의 미셸 젠슨 디렉터는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대학이 지역의 필요를 발굴해 창업과 연결하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대학과 지역이 공동 목표를 설정하고 함께 논의하는 협력 창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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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이후 패널토론과 질의응답 모습.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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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대학뿐 아니라 정부와 지역 은행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많은 스타트업이 정부나 은행의 기술투자를 받아 성장합니다. 학생은 대학에서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대학은 정부나 금융 투자자의 지원을 받아 그 아이디어를 시장으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초기 자본이 없는 스타트업에게는 정부가 소비자로서 제품·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지역 은행이 투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여전히 유효합니다. 특히 지역 은행은 스타트업이 지역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효과적인 경로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뛰어난 한 명의 창업가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만으로 조성되지 않습니다. 정부, 대학, 은행, 투자자 등 다자간의 유기적인 관계망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발제자들의 공통된 주장입니다. 세미나에 참석한 싱가포르 스타트업 관계자는 패널토론에서 “창업생태계에는 지배적인 목소리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고, 영향력 있는 소수가 한 방향으로 강제하지 않아야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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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아이템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하지만 이번 세미나는 조금 다른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참석자들은 개별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보다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대학, 지역, 금융, 정부가 협력할 때 한국의 스타트업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그 협력의 방향입니다. 이상윤 성공회대 교수는 모두가 실리콘밸리를 꿈꿀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한국의 현실에 맞는 창업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죠. ‘모두의 창업’을 기조로 많은 정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입니다. 무조건적인 지원 확대보다 지원 방향을 먼저 짚어야 한다는 것, 이번 세미나가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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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피커스> 어떠셨나요?
이번 스피커스는 창업생태계를 주제로 현장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한 명의 뛰어난 창업가보다 생태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스리슬쩍 알려주기’를 통해 생각 나눠주세요. 소중하게 읽고, 천천히 고민하며 더 나은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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