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기술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지난 2015년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는 “가속화되는 디지털 세계에서, 기술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갖고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지금, 이 질문은 더욱 절실해졌어요. 인공지능이 일상 깊숙이 파고들면서 윤리적이고 공정한 인공지능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거든요. 특히 거대언어모델(LLM)이 방대한 온라인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편향이나 혐오를 그대로 흡수하고 재생산할 위험성도 커져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빨라졌지만, 그 기술이 과연 ‘사람’을 향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여유는 오히려 줄어들었죠.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바로 이 간극을 메우려는 소중한 시도입니다.
이번 스피커스에서는 10주년을 맞은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의 의미와 지난 10년간 만들어 온 변화의 발자취를 돌아보려 합니다. 뉴스레터 마지막에는 스피커스 구독자분들을 위한 특별 초청 이벤트 소식도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
|
|
2015년 시작한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올해 10회를 맞이했다. |
|
|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디지털 시대, 사용자 주권과 기술의 가치를 함께 고민하며 제정된 상입니다.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대상으로, 그 사회적 영향력과 제공 가치를 다각적으로 평가해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어요.
어워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사용자가 자율적인 선택과 사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용자 주도성, 둘째, 개인정보보호와 디지털 생활안전, 자기개발과 개성적 다양성의 실현 등 안전하고 행복한 삶 추구, 마지막으로 협력·공유·참여와 같은 사회적 가치와 정보 개방·투명성을 추구하는 공동체 중심 기술입니다.
실제 평가는 기술과 서비스의 편리성, 안전성, 창의성, 가치 창출성, 정보 공유성, 공익성 등을 기준으로 합니다. 평가는 이용자 부문, 공공 부문, 특별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이러한 기준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의 한국 사회가 복잡한 과제들에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돌봄 수요의 급증, 디지털 격차로 인한 고령층의 소외, 날로 심각해지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이 모든 현안 앞에서, 기술이 얼마나 사람 친화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이러한 고민과 시도들을 함께 바라보고 응원하고자 합니다.
|
|
|
기술이 연결의 도구가 된다면 어떨까요? 사람과 사람을, 과거와 미래를, 문제와 해결책을 잇는 다리가 된다면요.
10년이라는 시간은 기술 발전에 있어 긴 여정인데요. 2015년 첫 시상식이 열렸을 당시만 해도 인공지능은 먼 미래처럼 느껴졌고, 메타버스나 웨어러블 로봇 같은 개념들은 낯설기만 했거든요. 그래서 매년 수상작을 심사하는 과정은 단순한 평가를 넘어, 기술의 의미를 깊이 묻고 토론하는 여정이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산업 지형이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분야에서 ‘사람 친화적인 기술’의 기준도 계속 변화하고 있어요. 해마다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하는 동시에, 이전에 혁신적이라고 인정받았던 서비스들이 꾸준히 이용자들의 선택과 만족을 받기도 하죠. 그래서 심사위원들은 열린 태도와 성찰, 그리고 활발한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 나갑니다.
때로는 개발 의도가 혁신적이고 사람 친화적이며 공공성을 갖추고 있지만, 충분한 이용자층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시장에 안착하지 못해 아쉽게 수상 후보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요.
이런 과정에서 저작권 분야 전문가, 시장의 동향을 잘 아는 마케팅 전문가, 빅테크의 개발자, 정보공개활동을 개척해온 시민활동가, 디지털 분야 연구자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표를 개발하고 상의 의미와 방향성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심사위원 8명 중 5명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이 역할을 맡아오며 심사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함께 지켜왔습니다.
수상작 선정을 위해 매번 다섯 차례 이상 진행되는 심사 회의는 디지털 기술이 구현하는 다양한 사람 친화적 사례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심사위원들은 한목소리로 “기술의 사용자로서 서로 경험을 나누며 많이 배웠다”고 말해요.
|
|
|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를 이끌어 온 8명의 심사위원. |
|
|
② 카톡방 왕따 문제 해결에서 야구 로봇 심판까지 |
|
|
2015년, 첫 번째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대상은 당시 사회문제로 떠오른 카톡방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팅방 재초대 거부’ 기능을 도입한 카카오톡에게 돌아갔습니다. 기술의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부작용을 고민하고 개선한 대표적인 사례였어요.
시간이 흐르며 수상작들의 경향도 변화해왔습니다. 초기에는 개인정보 보호와 접근성 향상 등 사용자 편의와 권리 보호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사회문제 해결과 공동체적 가치 실현에 기여한 기술들이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예컨대 코로나19로 인해 격리와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2020년엔 ‘당근마켓’, 2021년에는 케이티(KT)의 ‘080 콜 체크인’이 대상을 받았습니다. 팬데믹이라는 재난 상황에서도 사람다운 일상을 지켜준 기술들이 주목받은 것이죠. 이처럼 역대 수상작들은 각 시대가 직면한 핵심 과제에 응답하려는 기술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지난해에는 사람 심판의 오심 논란을 줄이고 공정성을 높인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대상을 받았어요. 심사위원 사이에선 인간 심판을 대체하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을 사람 친화적인 기술로 평가할 수 있을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현실의 다양한 측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해요. 전진한 심사위원(알권리연구소 소장)은 “자동투구판정시스템 도입으로 신인들이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출전할 때 불리한 판정을 많이 받는 것과 대비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올해 제10회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대상은 어느 기술에 돌아갔을까요?😲 결과는 다음 주 수요일(25일) 공개됩니다! 기대해주세요.
|
|
|
2024년 대상을 수상한 한국야구위원회의 자동투구판정시스템. 인공지능과 여러 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공의 움직임을 기계가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성공률이 99.9%에 이른다. 한국야구위원회 제공 |
|
|
③ “돈 되는 일 말고, 옳은 일을 응원하는 상” |
|
|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변화해온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다른 기술 분야의 상들과는 무엇이 다를까요? 심사위원들이 한결같이 꼽는 차별화 포인트는 “기술보다 인간, 효율성보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입니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이원태 위원(전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은 그 차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대부분의 상이 기술적 혁신이나 시장 성과에 초점을 맞춘다면,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기술을 단순한 효율성이나 편의성의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 보호, 공공성 실현, 시민의 기본권 증진의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김국현 위원(IT자문기업 에디토이 대표)의 표현은 좀 더 직접적입니다. “돈이 되는 일, 수익을 좇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는 ‘이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옳다고 믿는 일을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을 응원하는 상”이라고 정의하거든요.
이런 철학이 10년간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요? 황용석 위원(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은 “기술 혁신의 기준을 개발자나 기업 중심에서 사용자와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최경희 위원(소풍커넥트 대표)의 시각에서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단순한 시상을 넘어 “우리 사회가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왔는지에 대한 중요한 문화적 아카이브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메시지”입니다.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10년의 여정은 기술이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진리를 꾸준히 되새겨온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어워드가 기술과 인간의 건강한 공존을 위한 나침반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
|
|
올해 10회를 맞은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오는 6월 25일(수) 오후 3시20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
|
|
그동안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에 상금은 없었습니다. 트로피와 꽃다발이 전부예요. 다른 기술 분야 상들과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죠.😭
상금 대신 수상자들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 친화적 서비스를 세상에 선보였다는 것의 의미를 누군가 알아주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인정과 응원을 받게 됩니다. 물론 수상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해당 기술을 알게 되죠. 그리고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개발자들과 기관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도 생길 수 있고요.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 존재합니다. 좋은 취지로 개발된 기술이라도 충분한 지원 없이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접근성 기술이나 공익성이 강한 서비스들은 수익 모델을 만들기 쉽지 않아 개발자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의 설계부터 10년을 이끌어온 구본권 전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은 이런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어요. “그동안은 수상하고 소개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앞으로 디지털 관련 공익재단 등 뜻있는 기관들이 이 상을 후원한다면, 더 좋은 기술, 묵묵히 일하는 개발자들이 조명되고 발굴될 것”이라고요. “디지털이 삶의 곳곳에 스며든 시대,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지난 10년을 이어온 신념이 느껴집니다.
|
|
|
📝이번 <스피커스> 어떠셨나요?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지난 10년간 “기술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에서 만나는 기술들은 정말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느끼시나요? 편리함 뒤에 가려진 것들은 없을까요?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2025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는 제4회 사람과디지털 포럼 행사와 함께 개최됩니다. 오는 6월25일(수) 오전 8시30분부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 희망하시는 분들은 초청링크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등록 인원이 초과될 경우 사전 공지 없이 마감될 수 있으니 서둘러 신청해주세요.😊
스리슬쩍 알려주기를 통해 생각 나눠주세요. 소중하게 읽고, 천천히 고민하며 더 나은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