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정치의 변화를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요? 거대한 권력, 거센 분노, 아니면 작지만 끈질긴 기대? ‘정치는 원래 그래’라는 말에 고개를 젓고, ‘정치는 이렇게도 될 수 있어’라는 상상을 실험과 실행으로 옮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뉴웨이즈(NewWays). 기성 정당도, 시민단체도 아닌, 정치의 구조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려는 ‘정치 스타트업’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제안하고, 설계하고, 직접 실현하는 정치 실험’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주 스피커스에서는 “원래 그런 정치는 없어”라고 말하며 청년 정치의 새로운 판을 짜고 있는 ‘젊치인(젊은 정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기존 정치 구조와 관행을 다시 그려보려는 이들의 실험이 한국 정치에 어떤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함께 상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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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4일,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서 정치는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정치권은 다시금 청년 표심에 주목하고 있고요.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 무당층 비중은 각각 43%, 23%로 다른 세대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이들의 선택이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거라는 분석도 나오죠.
하지만 정치권의 청년 정치에 대한 접근 방식은 ‘이벤트성’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거철마다 청년을 ‘호명’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 관심도 함께 사라지곤 하죠. 정당 내부의 체계적인 인재 육성 시스템이 없다 보니, 일회성 공천이나 깜짝 발탁에 의존하게 만드는 구조적 한계가 반복되고 있어요. 기존 청년 조직은 당내 기득권의 ‘줄 세우기’에 취약한 구조이고, 이로 인해 정치권 내에서 제대로 훈련된 청년 정치인을 찾기 어려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등장한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초당파적 비영리 정치 스타트업 ‘뉴웨이즈(NewWays)’. 청년 정치가 일상 속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정치의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정당 바깥에서 말이죠. 그 판을 바꾸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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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개인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문제 해결 경험을 가진 평범한 사람도
정치에 도전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싶어요.” -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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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 문을 연 뉴웨이즈는 만 39세 이하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고, 정책 개발부터 유권자 기반 확장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청년 정치 플랫폼입니다. 뉴웨이즈는 스포츠 에이전시 모델을 차용하고 있어요. 유권자는 ‘캐스팅 매니저’, 청년 정치인은 ‘선수’, 현역 정치인은 ‘코치’라고 부르며, ‘기존 정당이나 조직에 기대지 않고도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 새로운 진입로를 설계’하는, 말 그대로 에이전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박혜민 대표를 비롯한 뉴웨이즈의 동료들은 단순히 “청년 정치인을 키우자”는 구호를 넘어서, 정당 바깥에서 정치 진입의 구조 자체를 새롭게 실험하고 있습니다. 기존 정당 안에서는 인맥, 경쟁, 줄 세우기가 우선시되어, 무언가를 ‘해보려는 사람’보다 ‘버티는 사람’이 살아남는 구조가 문제였죠.
그래서 뉴웨이즈는 아예 다른 길을 만들기로 합니다. ‘뉴웨이즈’라는 이름에도 그 의지가 담겨 있어요. ‘새로운(new)’과 ‘방식, 관점, 태도(ways)’를 합쳤습니다.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 완전히 다른 길을 만들겠다는 뜻이죠.
- 🌱청년 정치인 육성: 공모·추천을 통해 정치권 밖에서 활동해온 인재를 발굴하고, 인터뷰와 역량 검토를 거쳐 출마 준비를 체계적으로 지원합니다.
- 🌱전국 단위 공천 연계: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7개 정당과 업무협약을 맺어, 제도권 진입 경로를 엽니다.
- 🌱커뮤니티 기반 지지 연결망 구축: 유권자·지지자 그룹(현재 약 5만 명의 ‘캐스팅 매니저’)을 중심으로 청년 정치인과 시민을 연결합니다.
뉴웨이즈가 그리는 정치 생태계는 단순한 청년 진입로 확장에 그치지 않습니다. 더 근본적인 변화는 바로 유권자의 역할을 새롭게 상상하는 것이었어요.
기존 정치 구조에서 유권자는 ‘선택하는 소비자’처럼 여겨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뉴웨이즈는 유권자를 ‘정치의 설계자’로 세웁니다. 정치의 방향과 기준을 함께 그려나가는 파트너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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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즈는 딱딱하고 멀게 느껴지던 정치를 쉽고, 재밌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데도 능숙합니다. 2030세대의 감각에 맞춘 캠페인과 언어 실험은 단순한 정치 참여를 넘어 ‘함께 만드는 정치 문화’로 이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실험들은,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138명의 청년 정치인을 후보로 세웠고, 이 중 40명이 당선됐습니다. 2024년 총선에서는 548건의 인재풀 추천을 접수하고, 3명의 후보자를 배출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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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즈의 ‘누울 자리 캠페인’ 인스타그램 밈(meme)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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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울 자리 캠페인
2021년 여름에 선보인 ‘누울 자리 캠페인’은 청년 정치인의 현실을 유쾌하게 풍자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여의어때 #야눕자 #선젊포고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젊치인을 기다리는 돗자리 부대라는 밈(meme)을 확산했습니다. “젊치인이 오면 깨워 주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귀엽고 기발한 캐릭터를 활용해 정치에 관심 없던 2030 세대도 자발적으로 공유하게 했습니다.
- 🗣 역공약 캠페인
보통 선거 공약은 정치인이 유권자에게 일방적으로 약속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뉴웨이즈는 이 방식을 거꾸로 뒤집었습니다. 유권자가 먼저 “이걸 하면 뽑아줄게요”라고 제안하는 ‘받아라 역공약 캠페인’을 진행한 건데요. 기후위기, 인구절벽, 지역 불균형 등 미래 세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8개 의제, 12개 질문을 선정해 지역 후보자들에게 정책을 '역으로' 질의했습니다. 그 결과, 180명의 후보가 응답했고, 이 중 60명이 당선됐습니다.
- 🌍퓨처 보터 캠페인
무당층 2030 유권자들의 요구를 집단으로 가시화해 정치권에 전달하는 ‘퓨처 보터(future voter) 캠페인’도 주목받았어요. ‘캐스팅 보터’나 ‘스윙 보터’가 아니라, 확실한 미래를 보여주는 정당과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능동적 유권자들의 선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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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웨이즈는 ‘지방의회 역공약 개발 및 확산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어요. 국회 입법보다 훨씬 빠르고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조례’를 통해 시민의 일상과 맞닿은 정책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거죠.
실제로 뉴웨이즈의 제안으로 아빠 육아휴직 수당 조례, 심야 공공병원 조례가 제정되었고, 단 한 달 만에 27명의 의원이 지역 도입을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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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즈 피드(Feed)’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지역구 정치인들의 활동을 쉽게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공약 이행 상황과 최신 소식을 받아볼 수 있으며, 정치인들은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지지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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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이야기하면
생각은 강화될 수 있지만,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어요.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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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즈의 차별화된 접근법은 소통 방식에서도 드러납니다. 갈등을 조장하는 언어가 아니라, 보수냐 진보냐를 자극하는 언어가 아니라,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언어, 서로를 이해하고 움직이게 하는 말을 고민합니다.
이러한 철학은 ‘ 뉴웨이즈 피드(Feed)’, ‘ 뉴웨이즈 메이트(Mate)’ 같은 자체 서비스 안에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하나는 지역 정치인의 활동을 손쉽게 확인하고 연결해주는 플랫폼, 또 하나는 정치에 도전하고 싶은 청년들을 위한 학습과 커뮤니티 공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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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즈 메이트(Mate)’는 정치에 도전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학습 플랫폼이다. 정치인이 되는 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여, 예비 정치인들이 지역과 의제를 기반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동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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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여전히 낯설고 어렵고, 때로는 불신이 앞서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뉴웨이즈는 그 틈 사이에서, 정치를 다시 ‘기대해볼 만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려 합니다.
정치를 ‘승부’로 여기는 오래된 세계관. 누가 이기고, 누가 밀려났는지를 중심으로 보는 구도에서 뉴웨이즈는 한발 비켜서 정치를 ‘함께 문제를 푸는 과정’으로 다시 그려봅니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김성우·엄기호 작가의 <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에 소개된 ‘다리를 놓는 언어’라는 개념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이는 서로 다른 입장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언어를 의미합니다. 뉴웨이즈가 사용하는 언어를 들여다보면 아래의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 🧩초당적 접근: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보다,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이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진영 논리보다 정책 논의에 집중하죠.
- 🎯친숙한 표현: 낯설고 어려운 정치 용어 대신 스포츠 에이전시처럼 친숙한 개념을 빌려 ‘정치 감각의 문턱’을 낮춥니다.
- 🔧문제 해결 중심: 정치의 언어를 ‘대결’이 아니라 ‘공감과 해결’의 도구로 씁니다.
- 🤝동등한 관계 지향: 유권자를 가르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동료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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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의 정치는 분노에 너무 많이 반응하고 있는데,
아무리 정당한 목소리라 하더라도
‘희망’과 ‘기대’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지속적인 변화는 어렵습니다.
뉴웨이즈는 변화의 힘은 분노가 아니라 기대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기대야말로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게 하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믿게 만드는 출발점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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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민 대표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조금 특별합니다. 처음부터 “정치를 바꾸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해요. 오히려 그의 관심은 ‘영향력’이라는 말이 가진 힘에 있었습니다.
박 대표가 이런 고민을 처음 하게 된 건 혜화역 시위,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을 둘러싼 느슨한 사회참여 경험에서였습니다. 수많은 2030 세대가 목소리를 냈지만, 그 에너지는 하나의 조직이나 제도적 힘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흩어졌죠. 그래서 박 대표는 지속가능한 영향력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고민했고, 그 답을 ‘신뢰와 참여의 연결망’에서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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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세계에선 자본이, 정당에선 조직이 힘이 되잖아요.
그런데 개인의 문제 해결력이 정치적 자산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거의 없더라고요.
다원화된 사회에서 세상을 바꾸려면
새로운 방식의 조직화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처럼 사람들을 모아 조직화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적인 영향력을 만들어내긴 어렵다고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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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즈는 정치 조직이면서도, 동시에 비영리 스타트업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요. 정당처럼 권력을 목표로 하지 않고, 기업처럼 수익을 추구하지도 않죠. 이들이 지향하는 건, 정치를 통해 공익을 실현하고, 그 실험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 중심에는 ‘빌더(builder)’라는 개념이 있어요. 뉴웨이즈의 후원자들은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라, 정치 실험을 함께 설계해나가는 동료로서 참여합니다. “우리 정치가 어떻게 바뀌면 좋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그 생각을 나누고, 때로는 정책으로 이어보려는 ‘정치적 공동창작자’들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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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즈 빌더(후원자)에게 제공되는 액션 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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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피커스> 어떠셨나요?
우리는 과연, 정치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정치의 구조를 바꿔나가는 실험. 뉴웨이즈의 도전은 그 가능성을 아주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다시 정치를 기대해볼 수 있는 작은 실마리가 시작되고 있을지도요.
스피커스가 더 생생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작은 목소리도 소중히 듣고 싶어요. 스리슬쩍 알려주기를 통해 가볍게 남겨주세요. 소중하게 읽고, 천천히 고민하며 더 나은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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