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우리 모두의 과제
많은 분들이 그를 알고 계실 것 같아요. 이름이 낯설다 싶으신 분들도 얼굴 보시면 금방 ‘아!’ 하고 아실거예요(저희 원장님이 그러셨거든요. 소곤소곤😅). 오늘 스피커스의 주인공은 바로 제이티비시(JTBC) ‘비정상회담’의 타일러 라쉬입니다. 타일러가 ‘비정상회담’에 출연할 때 매번 그의 한국어 구사력, 한국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지식, 그리고 그것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논리에 대해 입이 벌어지곤 했어요. 당시 많은 분이 타일러를 보고 ‘와, 나보다 한국어 더 잘할 것 같다.’, ‘나보다 한국사 더 많이 아는 듯’하고 생각하셨을걸요? 그뿐인가요. 백날 모범생일 것만 같던 그가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못 하는 게 없더라고요. 이런 타일러를 좋아하지 않을 재간이 있나요. 타일러는 ‘비정상회담’ 이후에도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그의 매력을 뽐내왔어요.
여러분이 떠올리는 타일러 라쉬는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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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 타일러. 좀 의외란 생각이 드셨나요?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인지 타일러의 책 서두에는 “전문가도 아닌 내가 환경을 이야기하는 건, 너나없이 당장 행동해야 할 만큼 지구의 상황이 절박해서”라고 적고 있어요.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책을 읽다 보면 타일러가 오랫동안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해 온 흔적들이 가득해요. 활동가로서의 모습도 보이고요. 책을 제작할 때도 잉크 사용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을 적용하고, 불법 벌목을 하지 않는 산림의 나무로 만든 종이를 이용했다고 해요.
타일러는 책에서 직관적이면서도 쉬운 비유를 사용해 지금 지구에 벌어지는 일들을 설명하고 있어요. 재밌었던 부분 중에 ‘200만원씩 버는 친구가 350만원씩 쓰면서 돈 빌려달라고 하는 격‘이라며 우리가 지구에 하고 있는 일들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무릎을 탁! 치게 되더라고요. 보통 사람들 같으면 저런 친구에게 돈을 더 빌려주겠어요? 그런데 왜 인류는 한 해 동안 지구가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의 양보다 훨씬 더 많이 소비하면서 이걸 당연하게 여기는 걸까요?
아, 이 부분도 재밌었어요. 국가별 탄소 배출량이 서로 다른데 왜 함께 책임져야 하냐는 질문에는 ’집값‘으로 비유하더라고요. 누구나 자기 집값이 오르면 좋은데, 만약 옆집이 외관도 안 가꾸고 쓰레기도 막 버리면 동네 전체의 집값이 안 오른다는 거죠. 지구도 마찬가지잖아요. 공기도 바닷물도 다 돌고 도는데 누구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기후위기를 막을 수는 없잖아요. 그마저도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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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아미래포럼 특별강연에서 타일러가 강연 중에 한 말이예요. 뭐가 꽝이냐고요? 기후위기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과 행동들이요. 속으로 저도 얼마나 뜨끔하던지요.
잠시 OX퀴즈 나갑니다.
기후위기를 과학으로 해결할수 있다, 없다?
이런 질문 나오면 보통 생각했던 것과 반대가 답이죠?😏 네 맞아요. 타일러는 기후위기는 과학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적 문제라고 말해요. 차 사고와 같은 거죠. ‘사고 다발 지점‘은 사고가 자주 생기니까 관할 경찰서에서 유의할 장소로 꼽았겠죠? 그래도 사고 빈도수가 높다면 어딘가 사각지대가 있다는 겁니다. 개인이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가 날 위험이 큰 거죠. 그렇다면 도로를 바꾸자고 민원을 넣고, 도로 설계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거예요. 즉 구조를 바꾸자는 거죠.
환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환경 문제는 구조적 문제인데, 너무 개인에게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거예요. '텀블러 쓰고 있니?', '얼마나 아끼고 있어?' 물론 개인적 노력도 중요하죠. 안 중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구조적 문제를 풀어가는데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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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1일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 특별세션에서 강연 중인 타일러 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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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는 특별강연에서 우리가 환경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3가지를 알려주었어요. 첫 번째 착각은 ’다음 세대를 위해 기후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거예요. 당연히 이 땅에서 자라날 아이들을 위해, 그 아이들의 아이들을 위해 기후위기는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요? 네. 아니에요. 다음 세대가 아니라 지금 현세대를 위해서 기후위기를 해결해야 해요. 사실 우리 다 알고 있죠. 기후위기 문제는 이미 발생했고, 전 세계에 엄청난 규모의 손해를 끼치고 있어요. 타일러는 “다음 세대라는건 ’내게 상관 없다‘라는 말을 뒤집어서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해요. 다음 세대가 아닌 지금 우리의 생존을 위해 기후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거죠.
두 번째 착각, ’데이터에 대한 맹신‘이에요. 다른 말로는 과학과 기술에 대한 맹신일 수도 있겠어요. 요즘 챗지피티(ChatGPT)도 나오고, AI(인공지능)가 그림도 그려주는 세상이잖아요. 제대로 통계가 수집되고 그에 맞는 기술과 정책이 나오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겠죠. 아니요. 기후위기는 크고 작은 복잡다단한 원인이 서로 얽혀있어요. 이 모든 변수를 감안한 답을 도출하는 건 불가능해요. 참고는 할 수는 있겠죠.
세 번째 착각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거예요. 자꾸 개인에게 책임을 물으며 안된다는 거예요. 집단적이고 보다 큰 규모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거죠. 자꾸 개인 단위에서 ’난 이렇게 노력하는데 넌 노력하고 있니?‘란 질문은 초점이 빗나갔다는 거예요. 미국은 1년에 배출하는 1인당 이산화탄소가 16톤인데요. 만약 어떤 사람이 미국에 살면서 1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16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였다고 해볼까요? 엄청난 숫자죠. 16톤의 이산화탄소. 하지만 그게 전 세계 배출에서 얼마나 차지할까요? 0.0000000000000003%? 타일러는 내가 완벽한 것보다는 어설프게라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낫다고 말해요. 일상에서 실천을 고민하는 개인들이 많은데 그것보다는 규모 있는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 그 부분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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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3가지 착각에 대해 알아봤고 그럼 우리가 해야할 3가지 행동은 뭘까요?
첫 번째, 투표예요. 타일러는 기후위기를 생각하고 투표를 해야 한다고 해요. 우리 선거때 경제, 부동산, 교육 등 중요하다고 생각한 영역에서 좋은 정책을 가진 후보자에게 투표하잖아요. 기후위기도 마찬가지예요. 후보자의 정책과 철학이 무엇인지 보고 의견이 있는 상태에서 투표를 하자고 말해요.
두 번째, 소비예요. 우리가 자본주의 안에서 살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잖아요. 그럼 소비자로서 가진 가장 큰 힘은? 당연히 소비죠. 물건을 살 때 ’친환경인증‘ 마크가 있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하나의 장치로 사용하자는 거죠. 인증마크를 받으려면 독립된 제3자의 감사를 받아야 하거든요. 외부 사람이 와서 생산 과정을 보고 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하죠. 얘기인즉슨, 해당 부분에 대해 실제로 시스템이 있고 외부 기준을 충족할 만큼 생산에 적용되고 있다는 거겠죠. 타일러는 친환경인증마크 같은 장치들을 하나씩 마련해 친환경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했어요.
마지막 세 번째, 말을 하는 거예요. 아까 3가지 착각에서 마지막 부분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와 이어지는 거죠.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 둘이 하는 것보다 백명, 천명, 만명이 하는 게 더 큰 영향력을 만들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을 어떻게 모으겠어요. 말하지 않고 가능하겠어요? 타일러는 기후위기에 대한 3가지 착각, 3가지 행동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왜 아까 그 미국에서 혼자 1년간 아무 탄소도 배출하지 않으면 16톤을 아끼는 거라고 했잖아요. 0.0000000000000003%.....이게 100%가 되려면, 으아, 도대체 몇 명인가요?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해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걸 이야기하고, 보다 규모 있는 영향력을 만들어 이 사회의 구조를 바꿔 나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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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한겨레>와 인터뷰 하는 타일러 라쉬. 한겨레TV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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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엔터테인먼트는 확실히 다른 방식으로 일하더라고요. 유명인들은 대부분 매니저 혹은 홍보 담당자를 통해 소통이 진행되는데, 타일러와 접촉하기 위해서는 우선 ‘온라인 양식’에 섭외하려는 쪽의 이름과 취지 등 정보를 입력해야 했어요. 이런 방식은 타일러가 오래전부터 스스로 구축한 것이라고 해요. 보통은 회사를 통해 한번 걸러진 일들이 아티스트에게 전달된대요. 하지만 웨이브 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 플랫폼을 소속 아티스트와 투명하게 공유해 일의 선택권을 주는 방식인가 보더라고요. 게다가 예술가와 회사의 수익 배분도 ‘9대 1’이라네요. 이것부터 벌써 업계의 '큰 파도' 아닌가요.
환경운동가로서의 타일러 라쉬와 엔터테인먼트사의 사장님 타일러 라쉬. 전혀 다른 영역이지만 '체인지메이커'로서 타일러 라쉬의 모습은 같더라고요. 환경이던 엔터업계든 이게 아니다 싶으면 원인을 찾고 구조를 바꾸려 노력하고, 실제로 행동하는 것까지요. 주변과 함께하고 더 널리 긍정적 영향력을 퍼뜨리는 것도 말이죠. 게다가 또 얼마나 친절한지요. 이번 아시아미래포럼에서도 강연 끝나고 사진 찍자고 오시는 분들 한 명도 마다치 않고 얼마나 열심히 같이 사진을 찍던지.😍 암튼 알면 알수록 요모조모 멋쟁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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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피커스> 어떠셨나요?
국경을 가로질러 진행되는 전 지구의 문제이자 세대에 걸쳐 일어나는 전 세대의 문제가 기후위기입니다. 그래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가 참여해야 하죠. 지금 어떤 선택을, 또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현재의 우리는 물론 다음 세대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게 될 텐데요, 그래서 더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합니다. 타일러 라쉬의 이야기를 모아 정리한 이번 <스피커스>가 그 실천의 시작점이 되길요!
<스피커스>에 보내주신 의견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이번 스피커스에도 많은 의견 부탁드려요. 아주 작은 것도 좋습니다. 사실 한국어 귀신 타일러 라쉬에 대한 편이라 오탈자는 없는지, 비문은 없는지 떨리네요. 그리고 보통 국문 이름 표기처럼 '철수씨', '영희씨'처럼 '타일러씨'라고 해야 되는게 맞지 않나 엄청 고민했었는데 어감을 위해 '타일러'라는 이름을 그대로 썼어요☺️ 많은 고민 속에 비롯된 이번 스피커스에 의견 남겨주세요. 정성껏 읽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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